선택
스물여섯 청춘의 에베레스트
에베레스트에서 나는 살아 돌아왔다 - 더 깊은 이야기!-


지은이 곽정혜 / 펴낸 곳 도서출판 종이와 붓 / 출간일 2016.7.18 / 쪽수, 크기 176쪽, 142*208*10 / 정가 13,000원 

 
들어가면서
2006년 5월 18일 낮 12시, 나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인 에베레스트 정상에 올랐다. 고산등반에 발을 들인 지 겨우 2년밖에 안 된 풋내기가 에베레스트에 오른 한국의 다섯 번째 여성산악인이 되는 순간이었다. 그리 길지 않은 내 인생에서 지금껏 가장 찬란했던 한순간을 꼽으라면, 지구의 맨 꼭대기를 딛고 서 있던 그때라고 주저 없이 말할 수 있다.
그러나 내게 허락된 영관과 기쁨은 단 10분에 불과했다. 정상에서 다시 캠프4로 내려오던 도중 추락을 하면서 조난을 당하고 말았기 때문이다. 다행히 또 다른 한국원정대에 발견되어 극적으로 구조가 되었지만, 심한 동상을 입어 왼손 손가락 모두와 오른손 새끼손가락, 오른발 엄지발가락을 잃었다, 처음에는 그저 살았다는 자체에 기쁘고 감사해서 당장이라도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.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자존감이 무너지고, 절망은 커져만 갔으며,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없어 방황했다. 그런 나를 다시 일으켜 준 것 역시 산이었고, 산으로 이어진 사람들이었다. 나는 거기에 기대러 아픈 기억들은 다 잊고, 다시 얻은 생에 대한 감사함만을 생각하며 살기로 결심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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