등반중입니다.
우이동에서 히말라야까지 유학재의 산에세이

지은이 유학재 / 펴낸 곳 알파인웍스 / 출간일 2019.1.31 / 쪽수, 크기 426쪽, 151*215*20 / 정가 20,000원 


 
책을 펴내며
우리 가족은 아버지의 할아버지, 그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때부터 대대로 인수봉 아래 우이동에서 살아왔다. 나 역시 우이동에서 태어나 자랐다. 어린 시절 가게 앞마당에서 놀고 있으면 북한산에 올랐다가 내려오는 산꾼들을 흔히 볼 수 있었다. 그렇게 산사람들이 하산하여 시끌벅적하게 하산주를 마시는 모습들을 보면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. 이런 기억들이 자연스럽게 나를 산으로 이끌었던 것 같다. 주말이면 집 앞으로 많은 등산객들이 오가는 모습이 뇌리에 각인되었을 것이다. 내가 본격적으로 산에 다니기 전부터, 유년 시절 내 눈에 비친 그 모습들은 몸이 먼저 기억했을 것이다. 이런 기억 저편의 사슬에 엮여 "바위를 한 번 해보지 않겠냐"는 제의에 1초의 머뭇거림도 없이 승낙했다. 그렇게 나의 삶에 산이 스며들었다. 오늘의 고통은 내일의 경험이라고, 항상 경계하며 산을 다녀야 한다고, 나의 산스승님은 말씀하셨다. 처음에는 클라이머로 불리는 게 좋았다.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알피니스트라는 말이 더욱 듣기 좋았다. 알피니스트의 궁극적인 모습이 무엇인지 모르지만, 그것을 표현하기 위해 산을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다녔다. ...
2019년 1월 유학재